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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앞 거리미술전(이하 거미전)은 1993년 제1회를 시작으로 매년 하반기에 개최되어 온 서울 마포구의 지역문화 행사로, 홍대 앞 거리에서 진행되는 학생 주최 예술 전시로 특정될 수 있다. 거미전은 수익사업을 하지 않는 비영리 학생단체로, 법인으로 보는 단체 등록이 되어 있다.

거미전은 학생 기획 행사로서는 이례적인 규모와 역사를 지닐 뿐 아니라, 오로지 학생들의 힘만으로 지난 28년간 그 명맥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거미전의 모체는 홍익대학교 대동제 부속 행사였던 종합예술마당으로, 당시 학생회의 공약 중 하나였던 ‘건전한 대학가 문화 조성’에 마포구가 호응하면서 독립적인 지역 행사로 발전했다. 이후 회를 거듭하며 기업 후원과 협력 사업 확장을 통해 학생 단독 기획 행사로서는 독보적인 규모를 구축해왔다.

1980년대, 홍익대학교가 미술 특성화 대학으로 지정되고,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됨에 따라 홍대상권은 패션·예술·문화가 융합된 복합상권으로서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1990년대에는 대대적으로 진행된 재개발 이후 화실, 화방, 미술학원 등이 들어서며 ‘예술의 거리’로 대표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압구정동에 등장했던 오렌지족의 주 무대가 홍대 앞으로 옮겨가며, 홍대 거리의 문화가 향락 문화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 어린 시선을 받기도 했다.

이에 1991년에 출범한 홍익대학교 학생회는 오렌지족의 유흥 문화에 자리를 빼앗긴 대학·예술 문화를 되살려 생활화하자는 취지의 정화 운동을 공략으로 내세웠다. 학생들의 시도가 건전한 지역 문화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던 마포구청의 지원을 받아 개최되었던 제1회 거리미술전을 시작으로 28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홍대상권과 대학 문화를 비건전 향락 문화와 건전한 예술문화로 이분하던 전시 성격이 사라지고, 지역 상권과 ‘홍익대학교’가 위치한 거리라는 장소성에서 기인한 ‘청년예술문화’의 공생 관계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즉 ‘홍익대학교’이기에 가능하지만, 홍익대학교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지역문화 행사로서, 건전한 청년예술문화를 통해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는 예술 축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거미전은 창립 초기부터 기성의 화이트 큐브 공간에서 벗어나, ‘홍대 앞 거리’가 부여하는 장소 특정성을 활용해 대중과의 양방향 소통을 지향하는 열린 전시를 표방했다. 또한 동시에 적극적인 감상자뿐 아니라, 홍대 앞 거리를 지나치는 일반 보행자들까지도 전시 참여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을 위해 노력하며, 매년 새로운 기조 아래 다양한 작품 제시 방식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