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S
코로나는 수그러드는 듯 하다가도 다시 거세지기를 반복하며 우리를 뒤흔들고 있다. 비대면 시대는 일년을 훌쩍 넘겼지만, 우리의 거리는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홍대 앞 거리도 팬데믹에 시달리고 있다. 확연히 줄어든 열기와 문을 닫은 채 이 시기가 지나기를 기다리는 점포들. 일상의 색채는 확연히 단조로워졌다. 차갑게 식은 거리는 지루하고 멀어진 거리는 우리를 외롭게 만든다.

POST TO POST !

홍대 거리는 이번 가을의 5일 동안 우체통으로 기능한다. 이 우체통을 통해 거리미술전은 코로나라는 공동의 아픔을 겪는 우리에게 치유의 우편을 보낸다. 색다른 위로와 환기를 얻기 바라며 거리미술전이 준비한 우편은 예술이다. 그래서 우리는 비일상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예술을 가장 일상적인 공간으로 가져온다. 예술을 매개로 지난날을 공유하고, 공감하고, 위로한다. 그리고 함께 이후를 그려본다.

홍대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중 우리가 보낸 우편의 수신인들은 두 개의 거대한 설치물의 한 끝에서 다른 끝을 향해 걸어갈 것이다. 현재를 상징하는 설치물은 오늘날 우리가 겪는 규율의 통제와 그것에 반하고 싶은 욕망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 설치물을 시작으로 전시를 살피면,  현 시점의 모습인 코로나 시대의 초상을 담은 작품들을 마주한다. 이로써 관객은 팬데믹으로 인한 상황과 그것으로 인해 촉발되는 감정들을 자유롭게 펼치고 공유하며, 거리두기 속 고립된 개인들의 상황에 공감할 수 있다.

그 반대편의 끝 점에는 미래, 즉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상징하는 설치물이 위치한다. 이 설치물은 비눗방울이 모이듯 서로와 만나며 다시금 온기를 공유하기를 꿈꾸는 우리의 소망과 닮아있다. 그 근처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 박탈된 일상의 즐거움을 되찾기를 염원하는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공간에서의 공동의 기원과 간절한 소망의 경험은 코로나 상황에 대한 일종의 치유로 다가갈 것이다.

이번 전시는 현재에서 미래로 향하는 방향성을 지니는데, 그 역 또한 유효하다. 오늘날의 우리는 가까운 미래를 포스트 코로나라고 칭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일상을 살아가고 있기에 현재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고, 코로나가 끝난 언젠가에 대한 기대가 지금의 우리가 버틸 수 있는 동력이 되어주기 때문에 미래로 현재를 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따라서 관객은 양 끝 점의 거대 설치물 중 어느 것이든 자유롭게 선택해 길을 따라 걸어가며 전시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전시의 중앙 지점에서는 현재와 미래 그 사이에 위치한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의 축제가 열린다.

이렇게 우편으로서의 예술은 작가와 거리미술전 기획 단원들의 이야기가 쓰인 채로 거리의 행인-관객에게 전송된다. 우편을 부치는 축제의 기간 동안, 우리의 우체통인 홍대 거리를 찾을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우체부가 되어 이번 전시에서 수신한 메시지를 각자의 자리에서 공유하는 것. 그렇게 제27회 홍대앞 거리미술전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홍대 거리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을 향한 치유의 우편을 부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