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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할아버지가 떠나고 그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절망에 빠졌을 때 떠오른 독특한 희망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사실 죽은 자는 여행을 하고 있으며, 언젠가 돌아올 수도 있다는 신비롭고 긍정적인 사유에서 나온 작품 <여행>은 캐리어를 활용해 정적인 죽음의 이미지를 동적으로 전환시키며, 화려한 색채의 펄러비즈를 사용해 슬픔과 절망을 연상하는 죽음 특유의 어두운 이미지를 밝게 바꾼다. 이를 통해 작가는 기존에 지배적이었던 죽음에 대한 부정적인 담론에 균열을 가하고, 자신처럼 주변인의 죽음을 겪고 슬픔에 빠진 이들에게 “언젠간 여행을 끝낸 그들을 다시 만날 수도 있다”라는 유쾌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수현

작가의 작업은 언제나 재료를 고르면서 시작된다. 재료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재료와 연관된 기억들이 하나 둘 떠오르고, 이러한 일련의 연쇄 작용 끝에 작품은 윤곽을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어렴풋이 존재하던 추상적인 기억들은 구체적인 물성을 가진 작품으로 가공되며, 동시에 작가의 사적인 경험은 대중의 경험으로 확장된다. 그렇게 작가는 자신의 가장 사적인 부분을 드러냄으로써 관객들에게 위로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