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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각시들>
디지털 페인팅 캔버스 프린트, 277×185cm, 2020

지구의 자전과 공전주기가 같아지는 조석고정이 일어난다면 어떤 세계가 될지를 상상한 창작 애니메이션 <조석고정>의 한 장면을 포착한 디지털 프린팅 작업이다. 생존이 가능한 지역을 두고 벌이는 가상의 세계대전에 이용되는 반인반수 생체병기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들은 끝까지 인간의 편에서 임무를 완수하려는 자와, 이용당하기를 거부하고 그들 간의 전쟁을 멈추려는 자로 나뉜다. 작업의 제목은 사명감으로 인간을 돕는 생체병기는 사실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암시하는듯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반대로 인간을 돕지 않겠다는 또 다른 존재들을 비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찬찬히 살펴보면 나름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들을 판정하기는 너무나 어렵다는 이야기를 건넨다.


 <행복이의 퇴마 퍼레이드>
섬유, 아크릴 등 믹스미디어, 135×135×60cm, 2021

창작 단편의 줄거리 중 한 장면을 포착해서 만든 오르골 작업이다. ‘자아’는 외로운 현실을 피해 행복한 꿈나라를 상상해 그 속으로 도망치지만, 실제 세상의 어려움은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꿈에서 깨어나려 한다. 그러나 꿈의 생성과 더불어 탄생한 가상의 존재들은 꿈이 끝나면 사라지기에, 외로움을 없애주는 퇴마 퍼레이드를 열어주겠다며 ‘자아’를 설득한다. 얼핏 주인공인 ‘자아’가 선, 그를 막는 꿈속의 ‘행복이’와 ‘뿅뿅이’들이 악인 듯 하지만 가상 세계의 창작자인 작가는 모두 그저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뿐이라며 모든 행위를 옹호해준다. 그로써 유일하고 절대적인 객관적인 판단을 내린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질문을 던진다.


백문서

2001년생,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재학 중. 동적인 것들에 관심을 두고 움직임을 직,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키네틱 아트, 애니메이션, 오르골 작업 등을 진행한다. 내용상으로도 흐름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작업에 서사를 부여한다. 롤모델은 무라카미 다카시. 그가 오타쿠 문화를 순수 미술에 녹여냈듯이, 대중적이지 않은 서브 컬쳐들을 순수 미술에 포섭하고 싶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대한 고민 끝에 인간의 삶을 ‘환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전개한다. 전공을 살려 다양한 섬유 소재의 특성을 탐구하고 그로써 환상에 대한 그만의 정의를 보여준다. 개인적인 삶의 깨달음을 이야기하지만, 굳이 교훈을 전하려 하지는 않는다. 시선이 끌리고 내용이 궁금한 작업을 만들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