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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여름>, <다시>

‘한 장의 회화 그 자체로 공간에 놓인다면. 주변 환경에 묻힐까, 흡수될까, 새로운 관계를 맺을까.’
작품 <길>, <여름>, <다시>는 적절한 환경이 마련된 갤러리 공간이나, 외부로부터 그림을 보호하는 액자 등의 안전한 프레임에서 벗어난다. 동시에 세상을 보다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된다. 이로서 회화는 환경 속 가변적인 것들의 영향을 받는다. 바람이 불면 결을 따라 휘날리고, 노을이 지면 따스한 햇살을 머금는 것이다. 묵묵히 현실을 보여주던 작품은, 이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에 의해 생명력을 얻는다. 작가 남서정의 회화는 언제나 당신과의 조우를 고대하고 있다.



남서정

‘지금 여기 우리가 있다’. 작가 남서정의 작업을 관통하는 하나의 문장이다. 작가는 예술로서 이 상황에 대한 위로를 건네거나,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의 삶은 그럼에도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작가가 의도했는지와 관계 없이,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현실의 따뜻한 순간을 제시해주는 행위는 조용하면서도 강한 위로가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홍대 앞 걷고싶은 거리 내 구조물의 외벽에 작업 세 점을 부착한다. 작품은 매 순간 거리와 호흡하며, 숨을 돌이킬 수 없듯이 한 번 지나간 회화의 장면은 다시 볼 수 없다.